언어의 열쇠, 노래하는 새에게서 찾다
- 한국뇌연구원 고지마 사토시 박사, 해외 학술지 발표
- 아기 새, 비브라토 이용해 정확한 음정의 노래 배워
□ 한국뇌연구원(원장대행 임현호)은 고지마 사토시(Kojima Satoshi) 책임연구원이 아기 새가 노래를 배울 때 비브라토(Vibrato)를 조절하여 실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.
* 비브라토(Vibrato) : 목소리를 상하로 떨리게 하여 울림을 만들어 내는 기교로, 보통 바이브레이션(Vibration)이라고 잘못 알려짐.
□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‘신경과학저널(The Journal of Neuroscience)’ 10월호에 게재되며, 논문명과 저자는 다음과 같다.
* 논문명 : The Avian basal ganglia are a source of rapid behavioral variation that enables vocal motor exploration
* 저자 정보 : Satoshi Kojima(교신저자, 공동 제1저자, 한국뇌연구원), Mimi H. Kao, Allison J. Doupe and Michael S. Brainard.
□ 카나리아, 꾀꼬리 등 명금류* 의 수컷 아기 새는 아빠 새의 노래(지저귐)를 듣고 따라 하면서 정확하게 노래하는 법을 배우고, 관련된 뇌 영역을 발달시킨다. 과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인간의 언어 및 외국어 학습과 관련된 뇌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.
* 명금류(Songbirds) : 노래하는 조류. 수컷 새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노래를 한다.
□ 고지마 책임연구원은 명금류의 일종인 금화조의 노래를 분석하여 어린 금화조가 노래를 배울 때 음성의 흔들림, 즉 비브라토를 상황에 따라 변화시키며 정확한 음정의 노래를 배우는 것을 발견했다.
○ 즉 아기 새는 비브라토의 시행착오와 연습을 거쳐 얻어낸 최상의 음정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암컷을 유혹하는 것이다. 실제로 수컷 새가 단독으로 발성연습을 할 때는 비브라토가 크지만 암컷에게 구애할 때는 비브라토가 작아졌다.
□ 또한 연구팀은 아기 새가 대뇌 기저핵에 있는 신경회로를 이용하여 비브라토의 크기를 조절한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냈다.
* 대뇌기저핵(Basal ganglia) : 척추동물의 전뇌에 위치하여 운동·학습·인식 등과 관련 있음
○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명금류의 뇌에서 노래를 배우는 데 핵심적인 영역을 ‘X 영역(Area X)’이라고 불렀다. 연구팀은 대뇌 기저핵이 X영역을 포함하며, 이곳의 신경세포가 새의 노래학습에 필수 요소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.
○ 연구팀은 인간의 영·유아도 비브라토와 같은 흔들림을 사용해 음성패턴을 발달시키거나, 어렸을 때 완벽하게 외국어의 구조와 발음을 습득하는 비밀도 이와 관련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.
□ 고지마 박사는 “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대뇌기저핵은 인간의 언어습득에도 중요한 부위로 보인다”며 “새의 노래학습을 통해 인간의 언어습득의 비밀을 풀고, 성인이 되어서도 외국어를 완벽하게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하는 것이 목표”라고 말했다.
○ 연구팀은 현재 아기 새가 성장하면서 발성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억제하는 약물을 연구하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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